이 민 2010. 11. 21. 16:10

나는 늘 내 모습 그대로 살지 못함이 억울했다.
그 자체가 이미 내 모습인데도...
그리고 어느 날부터 내가 가진 지금이 내 그대로 내 모습이고 그 내 모습을 사랑하며 거기서 부터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함도 알았지만 그래도 문득 문득 진짜 내 모습을 어디에 두고 온 양 눈물 지으며 그리워 한다.

무섭다...
전혀 예습하지 못한 또 다른 세계로 어쩌면 너무나 쉽게도 갈 수 있다는 그 생각이 들면 무섭다.
차라리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의 세계라면 좋겠단 생각도 든다.
아무 것도 없다면 그냥 영원 속으로 사라지고 마는 끝이니까...
조금 허무하긴 해도 그런 생각이면 덜 무섭다..

이제껏 내가 믿고 따라 살아 온 그 모든 실체가 흐릿하게 허물어 진다..
도대체 내가 믿언 온 신의 존재...
그 빛을 따라 살아온 내 삶의 길라잡이가 아무것도 아니었단 생각이 더욱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내 빛의 실체가 그 정도였다니...

언제나 고통은 알지 못하는 것에의 두려움으로 부터 시작 되었다..
경험하고 알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홀가분함마저 갖게 되는 그 모든 미지의 어둠...

밤은 생각도 어둠으로 몰고 가는 것 같다.
밤에 생각 키우는 건 전부 두려움과 공포...
어쩌면 밤이 아름다울 수도 있는 달짝지근한 그 어떤 것도 가져보지 못했음인가..
날이 밝으면 모든 어둠은 사라지고 정리되는 질서를 또 갖게도 된다..
이성은 낮에, 감정은 밤에 활약 하는 건가 보다.
낮은 굴뚝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시골의 저녁풍경을 참 좋아 했는데...

밝은 아침이 되면 차근 차근 내가 꼭 해야할 말들을 장난 삼아 흘려 나간다..
남편에게, 아이들에게...농담같은 진심으로...정색을 하면 울 것 같아서...속 마음을 들키면 늘 부끄러웠던 사춘기처럼..
내가 과연 이 작업을 어느 정도까지 마무리 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모든 건 연결되어지는 선상임을 또 깨닫고 그냥 하루를 가능하면 열심히 산다.
그 날 내가 해야만 하는 일들을 차근 차근....그럴 때는 스스로 참 고맙고 기특도 해진다.

그래 이렇게 그냥 가는거야...
으늘의 연속성을 그대로 가지고...마지막 그 때까지...아무도 모르는 미래를 향하여..
행복해지고 싶다..
내가 믿고 바라는 신의 존재를 더 더욱 믿을 수 있게 되고,
그로부터 평안함을 갖게 되면 참 행복해질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