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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 자신이 보고 있었습니다.

이 민 2016. 4. 11. 15:58

주지스님이 무척아끼는 동자승이 있었다. 그 동자승은 못 생기고 머리도 별로 좋자 않았다. 제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곤 했다.
" 주지스님은 왜 그렇게 먼청한 녀석을 좋아하는 거야?"
곳곳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은 주지스님은 절에있는 모든 제자들을 불러모아놓고 새 한 마리씩을 나누어 줬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곳에서 새를 죽인 후 그 주검을 가지고 다시 모이거라. 오는 순서대로 후계자를 삼을 테니."
제자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누워서 떡 먹기군."
출발하라는 주지스님의 말이 떨어지자 그 들은 모두 숲으로 들로 사라 졌다. 그리고 잠시후 한 두 명씩 주지 스님 앞으로 달려 왔다. 주지 스님 앞에 모인 제자들의 표정이 제각각 달랐다. 빨리 온 이들의 입에는 미소가 체력이 딸려 늦게 온 아이들의 표정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마침내 모든 제자들은 죽은 새를 들고 왔다. 그런데 주지스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동자승만 돌아오지 않았다. 누군가 말했다.
"도망간게 틀림 없어." " 맞아 제 주제에...."
그러자 지그시 눈을 감고 있던 주지 스님이 말했다. "아직 해가 남아 있으니 해 질 때까지만 기다려 보자."
해는 서산에 넘어가고 금세 캄캄해 졌다. 다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주지 스님이 입을 무겁게 열었다.
"이제 그만 결정해야겠구나. 다들 모여라."
그런데 그때 숲 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동자승이 잔뜩 풀이 죽어 걸어 오고 있는게 아닌가! 동자승은 아직도 짹짹거리는 새를 품에 안고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하하하!"제자들은 그모습을 보고 손가락 질을 했다. 이때 주지 스님이 너그러운 목소리로
"너는 왜 아직까지 그 새를 살려 두었느냐?"
동자승은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어느 누구도 보지 않는 곳을 찾아 다녀도 어디에도 그런 곳은 없었습니다."
"그래 누가 네 뒤를 밟기라도 했더냐?"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럼 누가 보더냐?"
"제 자신이 보고 있었습니다."


순간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 동안 동자승을 조롱했던 제자들은 하나의 깊은 깨달음이 가슴을 스쳐가는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