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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자ㅡ스스로를 유기한,,,

이 민 2020. 11. 16. 06:48

주머니 속의 호두알 같은 여자,,,
생각나면 만지작거려 제 안에 든 것임을 확인하고 바뿌면
그냥 두어도 주머니를 벗어나지 못한 여자,,,,
인격이란 아예 없었던 여자
자기 인생의 주체가 될 수 없었던 여자.
스스로 그 녀는 자신을 늘 빛 좋은 개살구에 비유했다.
그건 생명이 아니었다는 표현은 좀 과한가?
주인의 장식물의 하나였던,
모양새가 좋은 여자,,,
세상이 말하는 기준으로 별로 나무랄 데가 없는 그림이 갖춰진 여자여서 시루에서 콩나물 뽑듯이 뽑혔던가 보다.
사랑은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꿔야 하는게 아니고 니 모습 그대로를 아끼고 존중해 줘야 하는 거,,,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사랑하는 방법과 가치가 다를 뿐 특별히 그 남자가 나빠서가 아니니
화성의 여자와 금성의 남자의 만남이다,,
그 여자는 남자의 요구대로 살 능력이 없었고 그 남자는 여자가 바라는바대로 살아 줄 의향이 없었기에 그들 둘은 부딪힘 없는 평행선을 계속 살 길 외엔 아무런 소통이 있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둘 다는 타고나고 형성되어진 그 들만이 각자의 본질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방법을 찾지 못했다.

여자는 자기가 왜 지금 여기까지 왔고
그 때 거기에 왜 있었는지
무얼 위해 태어났고
그 숱한 시간을 무얼 하며 살았는지
그 많은 시간 안에서 이루어 놓은 것과 이루어진 것이 무엇인지
지금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 종종 까먹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기복이 심한 불안정한 정서로 몹시 혼란스럽기도 하다. ..
세상에 보여지는 자신과 실체의 간격에서 오는 당연히 생겨나는 스스로의 분열과 혼란이었으리라,,
무엇보다 도무지 자기 자신의 고유한 색갈과 모습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음에 몹시 자책하는 마음으로 늘상 회색빛의 시간 위에서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지금껏 살아온 그 모습 자체가 자신의 본연의 모습임을 깨닫기도 하면서 슬퍼하곤 한다.
왜 살아내야 하는지 이유와 목적을 찾아 헤맬때가 잦아진다.

어쩌면 동전의 앞면과 뒤 처럼 현실적으로 나타난 결과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는,
보여지는 동전에 그치는 것일 수도 있겠다만,,,
근본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시간이란 것은 누구에게나 똑 같은 모습으로 공평하게 흐르고 있으니 모두는 다 똑 같이 보여지는 것이리라.
그러나 스스로 선택한 길과, 늘 의지에 관계없이 선택 당한 길이 있다.
다행히 여자는 무지 기억력이 나뿌고 잘 까 먹는 뇌를 가지고 태어나서 늘 웃고 밝을 수 있음은 神이 여자에게 베푼 안스러움이었으리라
가끔 슬푸지 않아도 슬퍼하며 홀로 눈물 흘릴 수 있음도
神이 그녀에게 베푼 정화의 시간들이었으리라,,,

어느 순간 유리벽 같은 마음의 문을 열고 나왔다.
깜짝 놀랄만큼 빠르게 자기를 찾아 나섰다.
깨어보니 그 여자는,,,
자신이 애초에 참으로 맑고 순수하고 깨끗한 여자였음을 느꼈다....인생의 해거름이 저만치 보이는데...
그리고 다행히 세상사에 물들고 세상안의 가치에 몰두 할 기회가 별로 없이 살았다.
세상안에 살았지만 세상 안의,
세상이 마들어 놓은 가치와 기준에 신경쓰지 않고,
세상을 벗어난 자신만의 정신세계에서 살 수 있었던 여자 ㅡ어쩌면 그 여자의 타고 난 정신 수준으로는 참 다행한 시간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싶다.
그러나 늘 그 녀는 몸이 있는 자리에 마음이 함께하지 못하고 마음이 있는 곳은 언제나 먼 산 보듯이 그리위하며 살았다.

그 여자가 늘 정신적으로 부자일 수 있었던 이유는 다행히도 세상의 잣대로 누구하고도 비교해서 높.낮이를 살피지 않았고
꼭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꼭 가져야 할 것도 없는 의욕과 욕심이 없는 그 녀의 성격이다...
그 녀의 운명은
안간힘을 써서 피 흘리며 쟁취하여 윈하는 것을 갖는 거보다
포기하고 뒤돌아 보지 않음으로 편안함을 추구하는
그 녀의 단순하고 게으른
그 성격에서 이미 결정되어 이어 온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그 녀의 그 성격이란 것은
살아내기 위해 택한 그 녀만의 방법으로 학습하고 익혀 온
후천적으로 형성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깨어 난 그로부터 그 녀는
거침없는 자유를 느닷없이 사랑했고
마음 안의 날개를 조금씩 펼쳤다.
그리고 행동으로 살기를 택했다.
원래 타고 난 태생적인 그 녀의 모습으로 주변의 그 어떤 것도 의식하지 않게 되었고
그 어떤 것에도 마음쓰지 않고
오직 자신이 지금 원하는 게 무엇인가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지극히 사소한 모든 생각까지도 이제껏 누리지 못했던 그 녀 자신만의 것으로 했다.


근데,,,,
그 자유라는 단어ㅡㅡ그건 참으로 가벼운 듯 하지만 엄청 난 무게를 가지고 태어 난 단어다.
거침없는 감정들을 자유라 할 수는 없을만큼 무거운 단어다.
그렇게 눈 부실 거 같던 자유를 그 녀는 역시나 가질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그 녀의 자유는 유토피아적인
幻像일지도,,,
오직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때만 가능한 게 자유라는
존재 양식일진대
그저
정신과 육신의 삶이 하나일 수 있을때야말로 자유라는 단어를 써야 했다.
정신은 글자로 표현 된 지식이나 교육 안에 묶여 있고, 육신은 혼자서 방황하는 걸 자유라 할 수는 없음을 알았다.
진정 자유를 찾으려면 여자에게 묶여 있는 현실의 모든 줄을 끊음으로써만 가능해 진다,,,
그러나 그 녀에겐 그것들을 끊어 버릴 용기는 없었다.
더불어 살면서 관계를 맺어야만 삶이 가능한 사람살이에서
어쩌면 그건 神의 영역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기에(,,
그리고 그 용기가 만용인지 용기인지도 여자는 판단이 안되는 거다...
언젠가는 저절로 끊어지겠지만,,,!

그래서 그 녀는 늘상 꿈꾸듯 그리워 하는지도 모른다.
먼 산 바라보듯이 바라는 또 다른 미지의 어떤 세상,,,
모두가 가고 싶어하지 않으나 누구나 가야하는 그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이지만 그 녀는 환상처럼 마음안에 담아 둔,
그리움과도 흡사한 그 무엇이 담겨 있는 그 세상이 되어지면 그 모든 인연의 줄은 자연히 끊어 질 것이다.
아니, 꼭 그 세상이 아닐지라도 저절로 정신과 육신의 노화로 모든 습관과 생각이 퇴화되고 소멸되어지면 자연스레 모든 건 사라질 것이다.
神이 인간에게 선물한 마지막 축복이리라,,,


드디어 그 여자는 이제야 조금씩 조금씩 진정한 자유가 무언가에 대한 탐구를 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정신이 감정에 함몰 되어도 불편하지 않게 자신일 수 있을때,
육신이 정신의 가르침대로 따라가도 힘들지 않을 때,
그 때야말로 자유를 느낄 것이다. ...
늘 모든 게 그렇듯이 이쪽과 저쪽을 연결짓는 다리는 출렁거리고 몸을 가누기 위험한 것이다.

보지 않아도 보이며
있지 않아도 느낄 수 있고
멀리 있어도 고유한 냄새가 코 끝에 스며 눈을 감을 수 있고
보고 있어도 보이지 않을 때
그리고 언제나 조각조각 분열되지 않는,,,
오직 하나인 자기 자신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 때....!
모든 진정한 사랑으로 희열과 설레임을 가질 것이다.

이제 여자는 진정한 자유와 자기 자신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성숙한 용기를 찾아야 한다.
오직 그 때가 되면
진짜 날개를 펼칠 수 있음을 여자는 알게 되었다,,,

이 모든 말들 역시ㅡㅡ그 녀에게는
글자 안에 갇혀 있는 주검일 수도,,,
어쩌면 삶은 글자나 생각이라는 도구 안에 갇힐 수 없는 침묵의 행동으로 춤추고 노래해야 표현될 수 있는 것임을 여자는 알았다.
모든 喜.怒.愛.樂 의 감정들은 침묵이란 그릇 속으로 담겨져 봉인되고 마는 것,,,

그리고 지나간 모든 시간은 그리운 것임도,,
때로 가슴 저 밑바닥을 흐르는 출렁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음도 살아 있음의 축복?ㅡ
바라지 않으나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리라,,,

2020 10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