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계곡과 세재 트레킹
선유계곡과 세재 트레킹
백두대간의 조령산.
그 조령산 휴양림에서 부터 거꾸로 내려가는 문경세재 3관문을 통과하는 트렉킹 코스에 합류 해서 떠났다.
휴양림 도착 전에
우리나라 제 일의 비경 코스라고 신문에 소개된 선유계곡을
1곡에서부터 9곡까지 계곡과 산을 걷고
용이 두마리 동시에 승천 했다며 그 비늘이 바위에 새겨져 있다는 용추까지 가서
그 위의 대아산 정상까지 가는 코스의
중간에서 우리는 용추의 크고 넙적한 바위에서 누워 뒹굴며 흐르는 물과 함께 하늘을 즐겼다.
바위에 흔적된 용의 비늘 모양은 믿지도,믿지 않을 수도 없는 신비를 자아냈다.
어느 날 이후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 내 의식과 패턴이 가끔은 너무 분주하고 시끄럽게 느껴진다.
억지로라도 고요함의 필요가 절실 할만큼,,,
이 소리없이 소란스러운 분주함에 내가 과연 언제까지 즐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조령산 휴양림,,,
우리나라는 정말이지 멋진 나라라는 감탄은 어디를 가든 화장실에 갈 때마다 터져 나오는 탄성이다.
떠날 때마다
준비해 오는 사람의 통큰 푸짐함 덕분에 너무 많은 영양을 섭취하고 너무 많은 호사를 누린다.
술꾼도 아니면서 오래 수고한 나른함으로 술 한 잔이 고팠다.
그리고 자고 싶었다.
헛소리 삼아 한 얘긴데 잠시 쉬는 사이 내 말을 귀담아 들은
또 누군가 한참의 거리를 내려가서 할머니가 팔고 있는 동동주와 산나물을 사와서 삶아서
무치기까지,,,
불고기랑,
삶은 나물과 갖은 야채,,,그리고 막걸리,,,
익숙하진 ,않지만 환상의 조합 아닌가.
휴양림의 온돌방은 언제나 그리운 뜨뜻함이다.
게다가 함께 시끄럽지 않아도 좋은 이층 방이 있었다.
막걸리와 나른한 피로와 뜨뜻하고 조용한 이층 방,,,
화장실 가고 싶으면 이층에서 내려오기 불편하겠단 생각으로 잠이 들었는데 내 방 침대에서보다 훨씬 더 깊게 한번도 깨지 않고 일곱시간을 잤다,,
전혀 익숙하지 못한 낯 선 곳임에도 불구하고,,
덕분에 새벽 산책도 가뿐한 기분으로 어슬렁 거릴 수 있어서 좋았다.
어디서든 그 곳의 새벽은 어제의 시간과 연결되지 않는 신선한 새로움이다.
한시간쯤의 느릿느릿 어슬렁거림이 끝나고 오니
전복 죽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깊고 깊은 산 속에서 웬 전복죽씩이나,,,?!
아뭇튼 어디가나 어떤 면에선 나는 참 복도 많은 여자임에 고마움!
근래에 가까이 해 오는 중.고딩 동기인 내 트레킹 친구는
나에게 썩 가까이 가기엔 늘 힘든 친구였다는 얘길 했다,,,왜?
내가 무얼 잘못 했기에??
그러고 보니 이 친구랑 육년을 같은 학교를 다녔음에도 개인적인 만남의 기억이 없다.
걷기에 여러가지 조건의 조합이 잘 맞는 친구를 찾기엔 쉽지 않은 우리들의 육체적, 물리적 환경에서 마침 잘 맞아 궁합이 맞는 친구다.
나도 새로운 상황에서 내 의견이나 고집이 없는,그냥 따르는 성격이고, 친구도 주장은 있으나 모든 게 그대로 좋다는 성격이어서 시끄럽지 않아서 참 좋다.
조령산 휴양림 아래에 김 옥길 교수의 별장이었고
지금은 이화여대 수련원으로 기증 되어진 이화령 이 있었다.
휴양림 옆으로 세재3관문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
여러번 걸었던 길이나 이렇게 충청도에서 경상도로
거꾸로 걷긴 처음이다.
삼십분 쯤 걸으니 조령3관문이 나왔다
여기서부터는 문경시의 팻말이 보였다.
내려가면 2관문 1관문이 나오는 완만한 내리막 길이다.
옛 영남 선비들의 한양 가는 과거길이란다,,
곳곳에서 선비들이 지었다는 한시가 있었다.
대부분,
헛되고 또 헛된 부귀영화와
공명의 부질없음에 대한
옛 선인들의 깨달음,,,,!
그럼에도 인간은 그걸 향해 죽을 힘을 다해 다가가고 싶고,
또 가지 않을 수 없는 숙명을 가지고 태어 났음을,,(
3관문에서 서울서 왔다는 60대 정도의 한 남자를 만났다.
혼자 여행하면서 오늘은 이 코스로 걷고 있다는,,,
참 멋있다는 생각과 항께
왜 홀로일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외로울가? 싶은
쓰잘데 없는 생각을 잠간 해 봤다.
끓어 오르는 기포와 같은 충만한 고독일가?
아니면 어깨가 시려오는 한기가 느껴지는 홀로일가?
너무 잘 닦여져 있어 맨발로 걷는다는 세재길은 늘상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아름다움이다.
옛 선비들이 봇짐을 지고 짐승들이나 산적들을 만나 목숨을 잃기도 한 깊고 깊고도 험한 길이었다고 드라마나 전설에서 나오는대로 상상을 해 보지만 마음에 와 닿지가 않을만큼 아름답고 신비한 길이다
점심을 먹고 기획한 자의 안내대로
꽃마실 이란 아로마 족욕 하는 곳에 갔다.
너무 아름다운 들꽃들로 꾸며진 향기 가득한 집,,,
너무 인위적인 아름다움보다는
그냥 자연위에 펼쳐 있는 아름다움이 좋은 나이지만
이 집 주인의 취향과 정성에는 박수를 보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만큼 정갈하고 아름다운 작은 집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오고 싶은,,,
족욕 후의 기분 좋은 나른함을 안고~~
내일은 또 일상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