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이제 우리..

이 민 2007. 10. 6. 08:08

내일이면 우리들의나이가 <이순>이 된다.
그 뜻은 우리들의 귀가 이제 어떤 말에도 과민 하지 않게 되었다는 뜻일게다.
무슨 말에 우리가 기분이 나쁘고 무엇에 우리가 감당하지 못하게 속앓이를 할까....

지금 우리들의 나이---어느 정도,
정수리에 내리 꽂히는 생의 중심에서 벗어나 비껴 뒤돌아 볼 줄도 아는 여유로운,
참으로 아름다울 수도 있는 나이가 아닐까...

조금 더 가졌다고 그리 크게 자랑할 것도 없고,
더구나 <폼 잴> 나이는 아닌 것 같다..
또한 많이 가지지 못하고 아는 게 별로 없다고 부끄러워 할 나이는 더더구나 아니다.

조금 더 가졌기 때문에 친구에게 밥 한 끼 더 사면 어떻고,
조금 모자라기 때문에 친구가 사 주는 밥 한 그릇----
생각없이 맛있게 먹은들 어떠리....되사야 될 것 같은 강박으로 불편하지 않은들 어떠리...

자존심이니, 불쾌함이니,부끄러움이니....
다들 젊은 시절의 감정의 기복이고 우리를 불편하게 얽어매는 요소들이다.

<집착> 과 <욕심>에서 한 발짝 물러날 수 있다면,
그 벗어난 거리 만큼 <자유>와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모든 관계의 어려움은 <자유>에의 열망 때문이 아닐까?....

경제적인 불편함으로 부터의 자유,부부의 권위와 잔소리와 억압으로 부터의 자유,내게 잠재된 열등 의식으로 부터의 자유,자식에 대한 욕심으로 부터의 자유,노후에 대한 걱정으로 부터의 자유,...등등...
그러고 보니 우리는 평생을 <노예 근성>에서 벗어날 수 없을 수도 있겠다.

생각하면 끔찍 하기도 한 이 굴레를 왜 평생 어깨에 매고 다녔을까...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착각으로....적어도 <직무 유기>해서는 안된다는 착각으로....

우리, 자유를 찾아, 잃어 버린 내 정체성을 찾아 더러 친구를 만난다.
그 걸 구하는 작업에 다 함께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그 공동의 작업에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단체가
꿈 많던 그 시절의 친구가 아닌, 다른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모든 면에서 그 보다 더 크고 절실하게 함께일 수 있는 <공통 분모>가 어디 있을까.....

그래서 나이 들면 친구가 그리워지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싶은 것일게다.

말없이, 야속하게 먼저 저 편한 세상으로 가 버리는 친구도 더러 생기는 걸 보면
생각없이 <나>만의 세계에 갇혀 살기에는....
과연 우리에게 무한의 시간이 주어질 수 있을까....

"지금 바로 하십시오"
작가가 기억되지 않는 책의 제목이다.
우리, 무엇이든 지금 바로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