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이제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강가에서는 그저 물을 볼 일이요 가만가만 다가가서 물 깊이 산이 거기 늘 앉아 있고 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 이제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 산은 내 머리맡에 와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 강물은 때로 나를 따라와 머물다가 멀리 간다
강에 가고 싶다 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 산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 산에 그 강 그 강에 가고 싶다 ******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 빗장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해 언제 열렸는지 시립기만 합니다 밤이면 밤마다 당신을 향해 열린 마음 닫아보려고 찬바람 속으로 나가지만 빗장 걸지 못하고 시린 바람만 가득 안고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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