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면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무얼가..
가끔 친구들과 하릴없이 하는 토론도 아닌 대화의 한 제목이다.
참으로 어렵고도 민감한 명제다.
돈, 그리고 재물...당연한 것이고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해답이다.
아무리 아니라 우겨도 사실은 그게, 삶을 기름지게 유지시켜 주는 바탕의 힘이다.
통계에 의하면 태어남과 죽음외의 모든 인생의 문제에서 98%는 그 돈의 힘으로 해결이 된다 한다.
누구나 공감할 뿐더러 그 이유로 인하여 세상은 얼룩지고 있는거다.
그리고 그 얼룩위에 계속 또 다른 얼룩의 덧칠을 하면서 멈추지도 못하고 흘러가는 것인지도...
대학 다닐 때 바로 옆자리에서 이 현실의 부조리와 권력의 횡포를 질타하며 내 한 몸 불사르기라도 할 것처럼 정의의 노래를 부르던 그 친구가 어느 날 바로 그 자리에서 부정과 부패를 기세좋은 이론으로 치장하며 아침 식사를 하듯 하는 모습에 머리가 지끈 거렸던 기억이 난다...그렇게 인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돈과 권력과 재물의 위력에 무력해지는 걸 보면 역시 모든 것 위에 존재하는 것임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그럴가???
98%외에...그 모자란 2%..그건 과연 무얼가..
재물이 전부가 아니란 사실은 어지간한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다 입에 올려 본 소리다.
책에 나오는 소리고 선생님들이 말로만이라도 가르치는 소리니까..
생각과 말과 행위는 언제나 따로 놀기를 즐기는, 그러나 궁극엔 함께이지 않으면 안되는,그리고 함께일 수 밖에 없는 유기적인 관계...그래서 인간은 괴로울 수 밖에 없는 동물인가 보다.
정직하고 성실하고 유토피아적인 인간일수록 돈과 현실 사이에서 좌절하고 절망하는 그 횟수가 많을 것이고......
드디어는 반항하고,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다가 전체가 망가지는 대쪽 같은 어리석음을 범하는 사람도 생기고..
재물은 자기 본연의 모습을 살도록 도와줄 수 있는 확실한 수단임에 틀림이 없다.
하긴 재물이 넘쳐나도 본래의 모습을 살지 못하고 목적과 수단의 혼돈으로 더욱 삐뚤어진 삶의 방식을 사는 사람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그런 어리석은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는 건 아니고...
그러나 재물이 없어도,장애가 생겨도...어떤 고통을 안고도...고귀하고 힘든 2%를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다면, 그리고 그렇게 살았다면...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과연 나는 잘 살았다라고 할가, 아니면 바보 같이 살았다 할가..참 궁금한 일이다..그리고 나는 어떨가????
아직은, 그 무엇도 내 존재의 부피를 줄여서는 안되는 게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될 내 정신의 줄이란 신념이고
타고난 본래의 존재감에 손상을 주는 건 아무 것도 없어야 하고 존재의 품위와 가치를 위해 오직 수단이어야만 하는 게 재물이라 생각하고 살지만..그 또한 과연 그럴가??
어쩌면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인지도..
파우스트처럼 영혼을 팔아서 더 많은 걸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지금처럼 큰 소리 칠 수 있을가?
너무나 용감하게 그 기회를 날려버렸더라도 후회하지 않을가??
근데...존재의 목표라고 잡고 놓지 않는 그 무엇---그 2%..
그 또한 정신적 허영심이나, 뭐 그런류의 자의식의 집착이나 오만에서 비롯되어졌다면...??
그 역시 재물을 탐하는 것 못지 않게 너무 웃기는 건 아닐가....
어쩌면 더욱 비인간적이고 질이 나쁜 죄질은 아닐런지---성경에 나오는 바리사이처럼..
내가 이해하는 언어들로만 말하고 듣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내게 능력이 없는 모든 다른 언어들을 다 이해하고 스폰지처럼 전부를 빨아 들일 수 있는 수동적인 자세???
무언가를 끊임없이 붙잡고 내 힘으로 이루어 내겠다는 능동에서 벗어나는 것----그리 될 수 있을가??
그리스도론에서는 그렇게 사는 걸 성령에 의한 삶이라 하더라만...
믿고, 맡겨, 내 힘으로가 아니라 성령의 이끄심으로....라고 하더라만...
결론은----'답은 없다..' ,'백 사람에게 백 가지의 답이 있을 뿐이다..' 로 각자는 제 자리로 돌아간다..
식구들의 저녁 식탁을 위해 시장이나 마트에 들렀다가 있어야 할 제 자리로 간다..그것만이 확실한 현실이다.
선지식의 지혜나 도덕 책에 나오는 그 모든 올바르다 소리치는 답은...어쩌면 다 틀릴지도..
책대로 살아 무지 불편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끝내는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자식들에게는 그리 살지 말라며 눈 감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책대로 살아 후손들에게는 더 이상 어찌해 볼 수 없는 가난을 남겨 두고 두고 원망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박 완서씨의 소설--친일파의 아들은 재벌이 될 수 있고 독립군의 후손은 아파트 경비원이 되어 있다는 내용의--은 현실과 이상의 아이러니를 참 잘 표현해 주고 있었다), 누가 뭐라든 책대로 고집하며 살다 웃으며 죽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럭 저럭 인생은 요지경이고 한 여름의 한 판의 춤판인지도...
각자의 모습대로 출 수 밖에 없는 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