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 길고 난해한(?...내 수준이다.ㅋㅋ) 글을 읽고 나름 내 생활에서 하나의 깨달음을 얻고 간다..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참 이상하네..
왜 사느냐---죽기 위해 산다
인간은 앙~하고 나오는 그 순간부터 어쨋든 죽기 위해 산다.
그럼 무엇하러?...나도 모르지..왜 태어났는지...그치만 기왕에 내 뜻과 무관하게 태어났고 생명이 내게 주어졌으니 어쩌랴...살아 내야지..아무도 내 살아냄의 내용을 참견도 간섭도 없이, 그냥 홀로 살아내야 한다.
어차피 살아내야 한다면 낭비할 수 없는 게 가지고 태어난 자존심이지..<행복>이란 개념을 향해 끊임없이 발버둥 쳐 보나 그게 그리 호락호락 얻어지는 것도 아니지..
그래서 말인데 생각해 보면 행복이란 구체적으로 <주체>와 <객체>가 하나가 될 때더란 말이지..
물론 주체는 나이고 객체는 내 욕심과 감상에 따라 한시도 붙어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변하고 흔들리는 것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내가 만든 객체는 결코 나를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하더란 말이지..그게 異性이든 황금이든 권력이나 명예든 무엇이고 간에 원했던 객체를 만나면 그 다음 더 높은 객체를 구할려고 덤비는 게 인간이란 요물이니...그러니 인간은 고 따위 찰나의 행복을 구하기 위해 그렇게도 험난한 고해를 헤엄쳐 다녀야 하고 만난 순간 사라져 버리는 게 행복의 실체이니 인간은 괴롭고 슬픈 존재라고 고금의 철학자들은 말하고 그 끝엔 늘 허무의 쓴 맛에 온 몸과 마음이 까끄랍다..
그래서 인간에게 필요해 진 게 절대적이고 변함 없는 객체--
근데 인간 세상 안에서 그런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객체가 과연 있느냐...가 문제지..
그래서 神이 필요 했었을 수도..
그러면 과연 인간이 자기 필요에 의해 神을 만들었을가?..지들이 좀 편하고 영악하게(지혜롭게) 살기 위해서?..
'당신이 만들었고 당신을 거스릴 수 있는 자가 누구냐..'고 항의하고 책임회피와 자기 합리화를 위해서?
그 건 가끔 모든 잘못된 본질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참으로 편리한 방법이거든..
글쎄다...나도 가끔은 그렇게도 생각을 하긴 한다만..그건 아닌 것 같고..
(왜냐면 나는 내가 왜 태어난 지에 대해 정확히 아직 모르고 있고 누군가 만든 자의 의도를 알아내야 하는데 그 만든자를 神이라 이름짓고 그 의도를 찾아 내야함이 求道라고 생각하니 적어도 신은 인간이 만들어 낼 수는 없다란 얘기다).
말이 또 삼천포로 빠졌네..
인간 행복의 마지막은 나는 <모성>이라는 생각을 해봤어..
나라는 주체가 절대가치의 객체를 만나야 함도 그 모성을 찾기 위해서지..
그래야 허무에 빠지지 않고 행복해 질 수 있으니까..
요즘은 모성에도 여러가지의 색감이 곁들여져 자칫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근본 모성이란 너를 위해 나를 버릴 수 있는 사랑이 아닐가..
결국 이런 사랑은 그리스도론에 이르지 못하면 우리가 그 어떤 곳에서도 찾아낼 수 없음이지..
나는 교회를 가고 <믿습니다>를 되뇌이지만 과연 예수가 神일가?...에 이르러 혼란이 올 때도 더러 있었다.
근데 오늘 니 글을 읽고 전혀 관계 없음에도 그래, 예수는 神이다..를 깨달았단다..
신의 그, 주고도 주고도 모자라는 그 모성(신적인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적인 사랑을 실천한 사람임에는 의심이 없으니까..
인간이 과연 그럴 수 있을가?..를 깨달았어..
아니 그가 설사 신이 아니더라도 상관 없어..신적인 절대 사랑의 규범은 되니까..그럼 됐지
니가 말하는 플라톤도 소크라테스도 그러지 못했지..공자도 부처도 그러진 못했어.아니 역사상 그 누구도 그렇게 살지 못했지.
예수는 충분히 신의 높이에 올려져도 되고 그를 믿으며 죽음도 불사할 수만 있다면 절대가치를 가진 객체를 만나고 있는거니까..
그래서 말인데...
니 글 어느 귀절 한 귀퉁이에 기독교인들이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절대 진리를 옹호하기 위해
믿어라 ,..믿으면 알 것이다라고 강박한다는 데 결코 동의가 안됨..
실제로 신의 사랑을 믿지 않으면 체험되지 않는 묘한 불가사의도 존재하니까..
인간의 이성이 아무리 명료해도 보이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음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터이고.
그래서 보봐르는 어느 책에서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음은 그 모순 때문이라고 얘기한 걸 보았고 그 때 나는 너무 공감해서 보봐르가 좋아졌던 기억이 있네..
믿지 않으면 모르고 믿으면 알 게 되는 사실들이 있지...
택도 아인 글...이만 총총..
암튼 나는 지금 무지 행복하다고 말 할 수 있음..ㅋ
순간이나마 절대객체를 머리 속으로 알 듯도 한 이 기분은 참 좋은 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