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물산에서 두 번의 우편이 왔다
위임장을 보내 달라고 해서 기꺼이 보냈다
사실 나는 그 때 씨가리 콩만큼 가진 물산의 주주였지 모직의 주주는 아니었음에도..
(대부분의 물산의 주주들이 불이익이란 생각으로 극구 반대한야 한다고 하는데...)
또 한 번의 우편은 신분증 사본이 빠졌다고 해서 주민증 복사해서 다시 위임장과 함께 보냈다.
합병 이틀 전에 물산에서 왔다고 서울 말 쓰는 믿음직하게 생긴 오빠야가 왔다.
만일을 위해 주민증 사진 좀 찍어 가면 안되냐고..
이 거는 개인 정보 유출인데...하고 웃으면서 찍도록 해 보냈다..
"저렇게 소모되는 인력은 다 우짜노..ㅉㅉ.." 웃으며 하는 내 말에 "그러게요.." 하고 웃으며 갔다.
그 이튿 날 또 두 사람의 물산 직원이 이 번에 짝을 지워 왔다.
보아하니 어제 온 친구는 대리 이상의 사람인 거 같고 오늘은 평 사원인 거 같았다..
꼴난 몇백주의 주주에게도 이렇게 확인에 확인을 겹처 겹처 네 번에 걸친 확인 사살인 셈이다.
나는 세상이 난리 치는 초입부터 이 건은 삼성의 승리로 끝날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난리를 치지 않고 조용히 넘어 갔다면 분명히 엘리엇이 승리했으리란 생각과 함께...
외국의 예처럼 대다수의 우리들이 조용히 지켜보는 가운데 이해 당사자만으로 해결했다면 아마도 엘리엇이 이겼으리라 생각도 하고....
시작을 한 이상 삼성이 쉽게 보고만 있지도 않을 것이며(이게 내가 삼성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다..)
우리나라의 국민 정서는 손.익을 따지는 합리보다 진영논리가 우선함을 역사가 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역사는 크게는 정치에서 부터 하다 못해 개인 집안의 대소사에까지 진영 논리가 일관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생각..
우리나라 국민성은 내가 조금 손해 보는 한이 있더라도 내 편이 당하는 걸 참지 못하는 국민성임을 역사가 말하고 있다.
그래서 외국과의 관계에서 위기에 처하면 목숨 걸고 내 편을 위해 뛰고 또 뛰어서 내 편을 이기게 하고 그 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위기에 처했었던가,,
우리의 힘 없으나 제 편을 옹호하는데는 접착제처럼 끈질긴 국민성이 오늘까지 우리를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다.
내가 우리나라 국민의 한 사람임이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건 나 역시 진영에 갖힌 사람임은 분명하고...
우리 편이 우리 편을, 우리 편아닌 외국의 투기나 사냥에 먹히게 절대 그냥 좌시 하지는 않으리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웃기는 걸가?
내가 조금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우리 편이 힘들게는 하지 않으리란 믿음..
그리고 그 다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때문에 이긴 우리 편에게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tk가 아무리 어쩌고 저쩌고 떠들어도 마지막 선거장에서 보수를 버리지 못하고 호남에서 아무리 야권을 비판 해도 마지막엔 결국 야권을 버리지 못함도 역사 아닌 바로 지금의 진영의 논리가 아닐가.
그렇게 해서 민주주의는 발전하고 성숙할 것이고..
암튼 나는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무슨일에든 강 건너 불 보듯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애국하고 싶은 사람의 하나임을...
이 번 물산의 합병 문제에서도 어떤 이유에서든 국부 유출은 안된다고 소리내지 않고 고래 고래 고함지른 일인임을 고백하며
개인의 마음을 썼으니 기분 나뿐 분...계시면 용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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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우울할 땐 어딘가 내 편이 있으리라 생각하면 우울의 근본이 해결되지 않더라도 견딜 수 있음으로 미루어 보면 그 내 편이란
모든 옳고 그름을 우선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