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神에 대한 토론들을 한다 감히..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국에서 보았듯이 지네들이 만든 기계에도 못 미치는 이성과 능력으로.
내가 만든 종이 인형에다 숨을 불어 넣고 지네들이 사는데 별 불편을 못 느낄만큼의 능력을 부여해 준 그 물체들이 감히 지들을 만들어 살게 해 준 나를 향해 옳으니 틀렸느니,공평하느니 불공평 하다느니 대들고 지네들끼리 서로 물고 뜯으며 쌈박질 해대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가끔은 확 쓸어 없애고 싶을만큼 골치도 아프리라..
내게 그 종이 인형쯤은 수만 트럭이,아니, 지구를 넘쳐 날만큼 몰려와도 성냥개비 하나로 삽시간에 없앨 수도 있는 정도밖에 안되니까
인간이 알 수 있는 범위만큼, 인간이 말 할 줄 아는 능력만큼,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한계만큼...
딱 그만큼의 능력으로 감히 한계가 없는 신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아는 척 하고 서로 편가르기 하고 그것도 모자라 나 아닌 상대를 죽이고...할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이다.
그냥 간섭하지 않고 인내하며 보고 있는 신에게 왜 또 가만 있느냐고 항의도 한다.
그러면서 가끔은 이런 인간을 당신이 만들었으니 책임 지라며 어긋진 뱃장을 부리기도 한다.
그러면서 신은 이미 죽었다느니, 도대체 당신은 왜 침묵하며 모른 척 하느냐고 불평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드디어는 그 정도밖에 안되는 신...
거꾸로 사람이 만든 게 신이라고까지 얘기한다.
인간인 내가 내 아들을 갋지 않는데 신이 인간을 갋을가...
비교되지 못하는 존재인데..
상속을 미리 달라 보채 재산을 가지고 집 나간 아들이 다 탕진하고 거지 모양으로 돌아 왔는데도 행위에 대한 벌은 커녕 버선발로 뛰어나가 잔치를 벌이는 존재가 神인 것을...
아들이 그 많은 세월과 재산을 다 버릴만큼 방탕해도 매를 들고 끌고 와 모가지를 비트는 대신 늘 가슴 아파하며 돌아 오기를 기다리는 존재가 내가 믿는 나의 神이다.
가슴 아픈 사랑이시다.
나는 내 손녀들이 태어 났을 때, 그들이 커 갈때 너무나 사랑스럽고 이뻐서 할 수만 있다면 꼬깃 꼬깃 접어서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고 말 한 적이 있다.
그만큼 사랑스럽고 늘 가슴 아푸고 뭐든지, 죽음까지도 내가 대신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아니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 없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그 때 신과 나의 관계. 그리고 나를 향한 신의 가슴 아푼 사랑을 거의 전부를 느꼈지만 감히 나의 사랑쯤을 한계없는 신의 사랑에 비교해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보다...그보다...더...더..표현할 수없이 클 것임으로.
어느 날 부터는 신에 대한 부질없는 말들은 삼가하게 되었다.
말하는 딱 그 사람의 능력만큼만 표현되어지는 신에 대한 죄스러움 때문에.
아침에 오며 가며 본 영화의 한 장면에 나오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죽음이 없다면 태어남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라는.
그런데 인간은 영원한 생명을 구한다고 신의 영역에까지 넘보고 있는데...
나는 무섭다.
앞으로 인간의 가장 크고 무서운 risk 는 장수가 아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