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2010. 8. 16.
어느 날 밤이었어
침대에 그냥 쪼그리고 앉아 창 밖을 보고 있었어.
그때 내 방의 창 밖은 팔공산이 보였어.
달님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나?
나는 할 일 없으면 먼 산을 본다 했잖아.
근데 이상하지?
눈물이 주르르 흐르데.
그냥 내버려 뒀어.
일어나는게 귀찮기도 하고
자세도 다시 고치기 싫어서...
더구나 이상한건
특별한 생각도 없었다는거야.
아마 순수한 본연의 슬픔이었을거야.
슬푸지 않아도 눈안에 고여오는 눈물이 있다,,,,
한 꼬마가 살며시 들어 오데....꿈 속이었나?
아마 다섯 살쯤 되보였나?
눈 돌리기도 싫어서 가만 있었다.
그랬더니 이게 분위기로 나를 느낀거야
조용히 화장실에 가서 휴지를 둘 둘 말아 가져 오데.
그러더니 내 얼굴을 빤히 보더니
지가 내 눈물을 닦아 주는 거 있지.
할 수 없이 다 젖은 얼굴로 웃었다.
"왜에? 슬퍼?"
"응 슬퍼"
"나도 슬퍼. 왜 그래?"
"그냥 슬퍼"
"띠또 생각나서 그러지?"
띠또라 불리운 이름은 먼저 간 내 아들의 별명이었다--
아! 그렇구나.
내겐 절대 없어질 수 없는 슬픔이 있구나.
그냥이 아니구나.
그 때부터 나는 생각 난듯이
소리내어 울었지.
밖에서는 이미 나의 분위기가 파악이 되고 있었다
내가 알려 주지 않았어도..
테레비 소리도 작아지더니
어느새 조용한 정적이 흐른다.
웅얼 거리던 소리도 없어졌다
아마 모두 이층으로 사라진거지....
이것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겁나서...
나 땜에 또 다른 식구들이 위축 되는게 너무 싫어서...
그래서 내가 울지도 못했는데....
소리내어 우는 것도 이렇게 힘들다.
소리 죽여 울고 나면 목젖이 다 땡기고 아프다.
그래서 늘 실컷 소리내어 울어 보는게
희망 사항이 되었다.
끈질긴 내 신경줄과 얼음 같은 이성이 징그러워서.. 기절이라도 해 봤으면 하는 희망과 함께..
빨리 세월이 갔으면 했는데
시간은---
재촉하지 않아도 정말 잘도 가네....
또 다시 맞는 가을,한가위...
풍성하고 넉넉해야 할 명절에
나는 또 목젖이 아파야 하는구나.
인생이 연극이고 내가 배우 아니더냐!!!
....
*****
밤 새 천둥과 번개는 그리 무섭게 쳐 대더니
거짖말 처럼 맑게 개인 하늘이 보인다.
또 어디서는 슬퍼 못견디는 흐느낌이 들리겠지?
그리고 또 어디선가는 한 송이 국화를 피우고 있겠지?
가슴 안에서 출렁이는 물소리가 다시 들린다.
가슴 속 물줄기 모여 폭포가 되어 바닥까지 보여지도록 떨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노상 부질없는 희망임을 알고 있지만.
나이가라 폭포는 바닥까지 떨어질 수 있으니 엄청난 에너지가 생기고 그 에너지로 많은 사람에게 생명 준다 했던가??!
*****
이번 추석엔 추현이의 세살배기 아들까지 있구나.
그 엄마 뱃속엔 또 다른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들 하나 더까지,,,
시간은 느껴보지도 못한 사이에 참 빨리도 가고 있다,,,
나 ,,,
지금,여기,이곳에 있음에도 끊임없이 나를 찾는다,,,
조르바처럼 영과 육신이 합쳐진 하나의 나를,여기, 지금, 이곳에서 찾아 살아야 하는데,,,